1. Healthcare와 Analytics, 그 불편함에 관하여(1)

헬스케어라는 말이 언제부터 사용되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일상에서 보편적이고 광범위한 의미로 받아들여지기 시작했는지 명확하지는 않다. 일반적으로 헬스케어는 보건의료 서비스를 총칭하는 말이다 1 . 문화적 시각에서 헬스케어를 정의하면 “인간에게 도전하는 질환과 이를 극복하기 위한 인간 노력”으로 요약될 수 있다 2. 우리가 알고 있는 산업화의 의미, 즉 기계나 도구를 이용한 합리적이고 능률적인 생산 양식의 변화와 구조의 변동 과정에 비추어 본다면, 헬스케어는 질병 극복을 위한 일련의 경제적 행위에 해당하는 모든 것을 포괄한다고 볼 수 있다. 열이나 기침, 통증 등에 대한 진단부터 주사, 복약, 수술 등의 치료과정, 보험 가입 및 의료비 청구 등의 거래 행위까지 모든 것이 헬스케어의 범주 안에 놓여있다.

Healthcare Analytics(이하 HA)는 헬스케어를 분석하고 해석하는 기술 혹은 분야, 방법론 등을 의미한다. 엄밀하게 말하면 헬스케어 분야의 효율성을 제고하기 위해 지원되는 비즈니스 도구로서, 비즈니스 인텔리전스(Business Intelligence)와 유사하다. 앞서 헬스케어의 정의에서 “일련의 경제적 행위에 해당하는 모든 것”이라고 표현한 것은 비영리적 행위로서 헬스케어 분야를 논하기가 쉽지 않으며 동시에 헬스케어가 이미 공고한 산업 분야로 자리매김한지 오래되었기 때문이다. 마찬가지로 HA 역시 영리적 행위로서 헬스케어를 분석하는 도구로 볼 수 있다. 안타깝게도 국내 포탈이나 미디어에서는 아직 HA의 개념조차 찾아보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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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1. 국내 포탈사이트에서의 HA 검색 결과

HA는 헬스케어가 현대 사회의 중요한 산업 중 하나로 인식된 시점에서 사실 당연히 존재해야 하는 대상이다. 산업은 끊임없는 경쟁과 개선을 통해 더욱 효율적으로 발전하고 있으며 그 과정에서 통찰력을 얻고 의사결정을 하기 위해서는 Analytics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헬스케어 분야에서 Analytics의 등장은 아직까지는 낯설고 위화감이 드는 것이 사실이다. 이것은 근본적으로 헬스케어가 “의료” 혹은 “치료” 행위에 가까운 이미지를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시 말하면, 인본주의, 생명존중의 원칙을 당연시하고 있는 보건의료 분야에서 효율성을 논하는 것은 도덕적이지 않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설령 꼭 그렇지 않더라도, 경제적 측면의 효율성을 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인정하더라도, 헬스케어 서비스를 제공받는 수혜자의 입장에서 HA의 등장은 우리를 불편하게 만든다. 그것은 무엇 때문일까?

헬스케어 산업은 직접적인 의료 서비스 제공 영역, 즉 보건의료 서비스 뿐만아니라 제약, 의료기기, 보험, 교육 등 다양한 분야로 구성되어 있다. 우리가 인지하고 있는 헬스케어에 대한 이미지는 수혜자로서 받아들이고 있는 것인 보건의료 서비스에 가깝다고 할 수 있다. 그 나머지 영역은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일반적인 제조업, 서비스업과 다를 것이 없다. 이 영역에서 Analytics는 필연적으로 존재해야만 한다. 헬스케어에서 Analytics의 도입은 우리가 생각하고 인식하고 있는 것보다 적어도 덜 직접적이고 덜 위험한 곳에서 진행 중이고 그것이 실제 서비스 영역으로 전달되기까지는 많은 단계를 거쳐야 한다.

제약 산업을 예로 들어보자. 우리가 복용하고 있는 의약품은 신약개발이라는 천문학적인 비용과 시간의 투자가 필요한 과정을 거쳐서 탄생된다.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하고, 약리시험과 독성시험을 통과해 임상단계를 거치는 동안 분석적 연구가 반복된다. 특히 비임상단계에서 이러한 분석적 연구에 의한 극적인 변화가 도래하였는데 인간유전학과 유전체학이 바로 그것이다. Analytics가 도입됨에 따라 인간유전학과 유전체학은 크게 발전하기 시작하였고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신약후보물질을 찾아내는 속도가 빨라졌다. 하지만 실제로 매일 수많은 신약이 개발되고 있지는 않다. 가장 많은 신약을 개발하고 있는 미국의 경우만 보더라도 신약 개발 건수는 R&D에 투자된 비용 대비 크게 증가하고 있지 못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결과적으로는 우리는 아직까지 제약 분야에서 Analytics에 의한 직접적인 혜택을 받고 있지 못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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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2. 연도별 투입된 신약 개발 연구비와 승인된 신약의 개수 3

그렇다면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은 무엇일까? 우리가 느끼는 불편함은 변화에 대한 원초적인 두려움일지도 모른다.보건의료 서비스를 의사가 아닌 것에 의존하기를 거부하는 것일 수 있다. 변화에 대한 두려움은 프리모 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중 나오는 포로수용소의 격언만큼 잘 설명해 놓은 문장이 없을 것 같다.

“변화란 무조건 나쁜 것이다.”

Primo Levi

그림 3. 프리모 레비(photo by Jerry Bauer)

재미있는 점은 우리가 느끼고 받아들이는 것과 반해서 실제 산업에서는 헬스케어를 더욱 치열하게 분석하고 싶어 한다. 자본주의 시대에서 어쩔 수 없는 흐름이라고 치부하기에는 훨씬 논리적인 이유가 존재한다. 우리가 HA에게서 느끼는 설명 못할 이질감은, 인본주의와 생명존중을 상대적으로 더 강조하는 전통 사상에 오랜 기간 영향받아온 동양인이기 때문에 느껴지는 괴리가 아닐까 생각된다.

To Be Continued…  


  1. 헬스케어는 넓은 의미에서 치료 중심의 보건의료 서비스와 질병 예방 및 관리 개념을 합친 전반적인 건강관리로 정의되며, 좁은 의미에서는 원격 검진, 건강 컨설팅 등의 치료 외 영역을 뜻한다(한경 경제용어 사전). 여기서는 넓은 의미의 헬스케어 정의를 기본으로 사용하고자 한다. 

  2. 윤인모, 한국 헬스케어산업의 미래 경쟁력, 삼성경제연구소, 2005.11. 

  3. http://www.brookings.edu/blogs/health360/posts/2015/02/04-improve-measurement-of-biomedical-innovation-dani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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